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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n écrit >

16화 - 델리칸토르 앙바셰

어떻게 패주는 게 효율적일까.
랑트는 서서히 뚜벅뚜벅 걸어나갔다.
제럴드는 이미 서 있었는데 뭔가 꿍꿍이가 있는지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상관없다. 누구나 계획이 있기 마련이다. 쳐 맞기 전까지는.

"좋아, 랑트, 제럴드, 자! 시작해라!"

일단 가드 자세를 취하고 흐름을 보기로 했다.
제럴드는 고민을 하고 있는 지 엉거주춤한 자세로 내 가드 자세를 따라했다.
그러더니 다시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갑자기 나에게 달려들었다.

"딱!"
목검이 맞부딪혀서 소리가 났다.

오.. 생각보단 공격이 약하지 않다.
너무 기대를 낮게 했나?

귀족가라 그런지 정석적인 공격이었다.

좌중이 술렁였다.

"하하! 어떠냐.. 엇?!"
랑트는 입을 열고 있는 제럴드의 검을 쳐냈고 그러자 제럴드는 다시 입을 다물고 뒤로 물러났다.

"뭐가? 시시한 검이구만."

"뭐?!"

제럴드가 열받았는지 귀가 붉어졌다.
좋아. 이렇게 페이스를 말리게 하면 이 게임은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다.

랑트는 제럴드의 명치를 노리며 검을 쭉 뻗었는데 제럴드는 몸을 왼쪽으로 황급히 틀더니 역으로 랑트의 명치로 검을 찔러들어오기 시작했다.

"쳇!"
"칫!"

서로의 명치를 겨누고 있는 상황이라서 어쩔 수 없이 뒤로 물러나야 했다.

어찌한다..

제럴드가 손을 살짝 움직이는 게 느껴졌다.
지금이군. 같이 맞부딪쳐야 한다.
어쩌면 얼마나 더 달리면서 검에 힘을 실을 수 있는가가 이번 부딪힘에서 승패를
결정할 수 있는 요인이다.

제럴드도 달리기 시작한 것 같은데.. 뭔가 표정이 수상하다. 비릿하게 웃는 제럴드. 만만하게 보는 건가? 
갑자기 제럴드가 달리다가 멈추더니 검을 바닭에 긁었다.

"이 자식!!" 

흙먼지를 일으키려는 개 수작이었구나.

랑트는 뒤로 황급히 백스텝을 밟았지만 돌을 잘못 밟은 것인지 자세가 불안정했다.

젠장, 흙먼지 사이로 제럴드가 거리를 좁혀온다. 

위긴데? 어쩌지? 

에라 모르겠다!

랑트는 검을 찔렀다.

어? 목검이라지만 손으로 전해지는 충격이 없다.
이건.. 
흙먼지가 가라앉았는데 
당연히 앞에 있어야할 상대가 앞에 없었다.

제럴드의.. 잔상..?
저 자식.. 대체 어떤 수작을 부린거지?

당황하는 랑트의 뒤로, 뭔가가 다가왔다.
"크하하하! 우리 가문의 비급을 감히 무시해? 짜식. 넌 한 방감이야!"
제럴드가 비웃으면서 랑트의 등을 찔렀다.

"복부 하나!"
찌르면서 제럴드가 외쳤다.

응?
저 자식 뭔 생각을..

앗! 쓸데없이 생각을 분산해버렸다.
집중하자. 손 안에 들어온 제럴드를 이대로 놓치면 안 돼!
랑트는 옆으로 몸을 움직이며 잽싸게 뒤를 돌아 제럴드의 명치를 노렸지만,
제럴드는 또 그 자리에 없었다. 잔상으로 남을 뿐이었다.

"크크크크.. 무능한 자식. 똑같은 방식으로 당하다니, 그럼 그렇지. 너답다!"
제럴드가 랑트의 등을 노리며 뛰어들었다.

아까랑 똑같이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랑트는 묘수를 떠올렸다.
차분히 목검을 검집에 집어넣었다.

"체념한 건가? 크크킄 네놈이 그럼 그렇지. "
제럴드가 달려오면서도 깐족였다.

제럴드의 검이 랑트의 어깨죽지부위를 스치듯이 닿을려는 순간.
랑트가 고개를 90도 숙였다.

"어? 엇?"

제럴드가 중심을 잃고 휘청였는데, 바로 그 때였다.
순간적인 초인적 감각과 악력으로 랑트는 제럴드의 양쪽 팔을 붙들어서 꽉 쥐었다. 

제럴드는 얼굴이 완전히 빨갛게 돼서
"이.. 이거 안 놔? 뭐하는 짓이야? 몸을 잡아? 휘감아? "
"이런 천박한 자식.. 너.. 너 설마 그런 취향?"
등 엉뚱한 소리를 지껄였다.

뭐라는 거야.. 내가 뭘 널 휘감아.
랑트는 아랑곳 않고 바닥을 향해 몸을 틀었다.

"쿵!!"

좌중이 아연실색하게 되었다.

엎어치기를 선보인 것이다.

귀족가에 익숙하지 않은 방식. 평민들이 쉽게 접하는 씨름등을 경시하는 귀족가로서는 엎어치기, 메치기등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실전 경험에서 당해보고 피하는 수밖에 없다. 건국 초기에는 전수되었다고도 들리나, 귀족가에서는 체면을 중시하기 때문에 실전성에 불구하고 이를 점차 가르치지 않아 거의 유실된 상태이며, 전투에서 직접 익히면서 배울만한 기회도 거의 없었다. 막사에서만 있고 전쟁터에 나가지 않는데 직접 엎어치기하거나 당하는 경험이 얼마나 있겠는가?  

"너.. 너.. 크윽.." 하는 제럴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다.

랑트는 조용히 다가가 속삭였다.
"좋아, 오늘 너 잘 걸렸다"하고.
제럴드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랑트가 제일 먼저 가격하는 부위가 있었으니. 
발로 냅다 갈기는 곳은..? 낭심이었다. 

그리고 3번의 검을 통한 타격으로 승리 판정을 받는 랑트. 

검술교관이 한창 주저리 주저리 떠드는 동안
애들이 하나같이 독종이라는 표정으로 질린 듯이 바라보았다.

그 후로 랑트에 대한 별명이 하나 붙는데 신입생 중에 미친 개가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다. 물론 랑트는 나중에서야 전해듣긴 했지만.. 그 오명이 풀리는 건 그러고도 한참 뒤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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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 12번의 대련이 진행되었다. 그걸로 오전 수업이 종료되었다.

랑트는 점심을 어떻게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저쪽 홀에서 걸어오는 에드몬드를 만났다. 마법사 기초 수업도 마침 끝난 모양이었다. 같이 밥을 먹으러 가는데, 식당으로 가기전부터 구수하고 달콤한 빵냄새가 난다. 

오늘의 플라 드 주는 세계적인 요리전문학교 르꼬끄닭 블랑 출신 김영 모짜렐라성심당씨가 초빙되어 쿠쿠슈(안에다 스프에 재운 닭고기와 매콤하게 둘른 얇은 돼지고기 그리고 맛있는 채소들을 넣은 파떼로, 이 세계에서 고급요리으로 취급받는 고기파이라고 생각하면 편한다. 진짜 최상급의 경우 캐비어가 들어간다고도 한다. ) 와 델리칸토르 앙바셰 ( 달콤한 팥과 슈크림의 속을 얇은 찹쌀이 두르고 그 주위에 각종 초콜렛이 장식된 후 이를 다시 얇은 빵으로 채우기를 반복한 음식. 맨 위에는 요정의 숲에서만 양봉할 수 있다는 고급 꿀을 부어, 그 위에 어린아이도 씹을 만큼 작은 젤리들과 중앙에 달콤한 과일 한 조각으로 장식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고급 요리점에서는 금박을 올리기도 한다. 이 꿀의 맛이 정말 기가 막힌 게 쓰러져 있는 사람도 정신을 차리게 만들 정도이며 청량하면서도 깔끔한 뒷맛이 일품. 꿀인데도 샴페인처럼 넘어가는듯한 맛이라고 한다.)라고 한다.

"신난다! 맛있게 먹어야지!" 에드몬드가 말했다.
"그니까. 네 설명 들으니까 진짜 기대된다." 랑트가 답했다.

음식 얘기만 들었는데 가슴이 설렌 적은 거의 오랜만이었다.
식당에 들어서니, 식당 전체적으로 화려한 황금빛으로 장식되어 있고 샹들리에가 곳곳에 달려있었다. 랑트에게 있어서는 문화충격이었는데, 그저 음식점이란 여관의 연장선상이라고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돈이 아깝다는 듯한 생각이 들 법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러나 그러기에는 랑트는 아직 너무나 어렸고 그런 경험들이 그저 새롭고 황홀하게만 느껴졌다. 어디가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으랴! 그저 맛있게 먹을 뿐이었다. 식탁에는 애피타이저들과 디저트가, 서브 요리들, 간단한 고기요리들과, 디저트들이 세팅되어 있었고 플라 드 주만 각자 받아 와서 자리를 잡고 식사하는 형태였다.

이는 많은 인원들을 위한 요리인데다가 특히 이곳이 말썽도 많고 탈도 많은 기사/마법사생도들이 식사하는 곳인 만큼 오고가다가 괜한 소란이 일어나기 쉬운 것을 염려하여 설계한 구조였다.  100년전쯤인가 기사 vs 마법사 생도간에 집단적 소속감에 비롯한 갈등이 존재했는데, 이 때문에 서로 치고 지나가고 요리들이 난장판이 되곤 했다고 한다. 주방장과 요리 제자들은 울면서 요리를 하곤 했는데, 어느날 대연회에서 미리 경고를 줬음에도 그 새를 참지 못하고 귀빈들이 얼굴에 음식들을 맞고 제대로 된 식사를 못하고 허공에 날라다니는 토마토 파스타들을 간신히 피해 도망쳐나가는 등의 대참사가 벌어지자, 열받은 교장이 싹 다 중징계 혹은 퇴학시켜버리고 시스템을 새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 이래로 계속해서 이러한 구조가 유지되어 왔다. 

(ㅎㄷㄷ.. 설명을 듣던 랑트가 몸을 떨었다. 밥 먹는데 토마토 스파게티가 얼굴에 떨어지고 파슬리 탄 스프가 머리 위로 떨어진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

 그래도 분위기 자체는 떠들썩했다. 애피타이저들과 디저트, 포도주는 비워질 때마다 새로 채워졌는데, 샹들리에에서 반짝이는 빛을 받으며 서서히 내려왔다. 다들 익숙해졌으면서도 볼 때마다 경이로운지 오.. 하고 쳐다보곤 했다.  

랑트와 에드몬드가 맛있게 식사하고 있는데, 앞에 누가 와서 의자를 드르륵 하고 꺼내 앉았다. 

"에드몬드!! 벌써 먹고 있었구나!!"

상대는 사라 루미넌트, 에드몬드와 같은 마법사라고 한다. 친근하게 먼저 인사를 건네는 걸로 보아서 꽤나 친한 사이인 듯 보였다. 

가만보니 사라는 에드몬드를 귀엽게 여기는 것 같다. 알고보니 같은 조원이라고. 마법사의 경우 연구할 범위도 방대하고 나중에 전투로 나아가기전 실습해야할 것도 많아서 조원을 더 빨리 편성한다고 한다. 서로 어느 정도 같이 있다보면 지식도 더 빠르게 성장한다고 하는데.. 

랑트는 딱히 지적이어 본 적이 없어서 그에 대해서 잘 공감이 되지 않았지만 그냥 그런가보군하고 생각했다.

사라의 친구로 보이는 여자애가 음식을 쟁반 위에 피사의 사탑처럼 쌓아올리고는 아슬아슬하게 걸어오더니 사라 옆에 앉았다.

"자, 소개할게, 여기는 에드몬드의 룸메이트인 랑트. 기사생도라고 하고.. 여기는 내 친구인 에르니 루 샤펠트. 내 친구도 마법사야." 
사라가 말했다. 

근데 이름이 길어서 잘.. 못 들었다. 사람들도 웅성대고..

"아! 반가워~ 그.. 루..시퍼?" 

테이블에서 쾅하는 소리가 났다.

헉..

"에르니. 루. 샤펠트라고!!"

아우 성질을 잘못 건드린 듯 하다. 

갑자기 퍽퍽 머리를 때리기 시작했다.

"야.. 잠..잠시만.."
"사람 가지고 악마 이름으로 놀려놓고 말이 많다!"
"누가 시켰어? 빨간 머리 다리아? "
퍽퍽퍽

안 그래도 사람들이 매번 그렇게 알아들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왔다고 이해해달라고 사라가 사정설명을 해주었다.  

겨우 겨우 오해라고 설명해서 다행이지 두들겨 맞다가 실려나가는 게 아닌가 순간 눈 앞이 아찔했다. 

'아니.. 저 정도 악력이면 전사를 하지 대체 왜 마법사가 된 거야.. '

사실 에르니는 정령술사의 일족으로 엄밀히 말해 2학년이 되면 정령 마법 쪽으로 빠진다고 한다. 그런데 아직은 1학년이므로 마법 공통을 배우고 있는 상황. 에르니 루 샤펠트는 어렸을 때부터 재능을 나타낸 신동(우리는 이를 순혈의 피를 물려받았다고 표현하곤 한다.) 으로 지금도 벌써 정령을 소환할 수 있다고 한다. 

단순히 정령을 부리는 것과는 상위의 개념. 즉, 정령 친화도가 있다면 누구나 숲 속에서 정령과 얘기를 나누고 ~좀 해줄래? 하고 설득할 수가 있다. 그러나 정령을 정령계에서 인간계로 소환하는 것은 계약자체가 보다 (정령계에 자가주택을 지닌)고급 정령하고 계약하는 것이기도 하고 또한 그만큼 마나량, 마나활용도 모두가 받쳐줘야 가능한 것이라는 얘기. 물론 전국적으로 보면 보다 흔해지긴 하지만 지금 우리 정도의 나이대, 단계에서는 상당히 드문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애초에 정령친화도를 갖추는 것도 태생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에르니 아까는 정말 미안해."

"어.. 아니, 뭐 나도.. 오해인 걸."

"저.. 에르니 근데 나 정말 궁금한 게 있는데."

"뭐, 뭐?'

"난 한번도 정령을 본 적이 없어.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보여줄 수 있을까?"

역시 안 되려나.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미, 미안. 여긴 식당이라 좀 그런가? 그러면 나중에라도.."

"아니! 미안할 것 없어! 여기서도 충분히 가능해!"
에르니가 자랑스런 표정으로 외치더니 뭔가 손으로 원 비슷한 걸 그렸다.
그러자.

누가 봐도 불의 정령과 물의 정령처럼 보이는 것이 튀어나왔다. 

쪼꼬만 게 굉장히 귀엽게 생겼다. 

하나는 뭔가 불이 타닥타닥 타오르는 데 붉은 빛을 발하고 있고, 물의 정령도 물이 응집된 것 같은데 푸른 빛을 발하고 있어서 눈길이 자꾸 가게 된다.  

불의 정령은 초소형의 인간, 마치 요정의 이미지와 비슷했는데, 항상 눈썹이 올라가 있는 게 조금 성깔이 드러운 요정 같아보였다. 이름은 살링. 

물의 정령은 둥그렇게 동글동글하게 생겼는데 둥근 손이 두개 나와있고 물의 몸통에 눈 입이 있는 느낌이었다. 코는 필요가 없어서인지 없었다. 이름은 운네라고 한다. 

살링은 진화하면 도마뱀의 형태가되어 살라만더가 되고, 운네는 운디네가 되는데, 그 때가 되면 어떤 모습이 될 지 기대가 된다고 에르니가 떠들썩하게 흥분에 가득차서 얘기한다. 

확실히 지금도 이렇게 주목을 끄는데 나중에 더 커지면 비주얼 적으로 어떨지 궁금했다. 그냥 평범한 집이 순식간에 미술관이 되는 듯한 기분이랄까.. 

"캬하하, 너 정말 하나도 모르는구나? 좋아, 내가 자세히 설명해줄게."
에르니는 정령에 1자도 모르는 랑트에 오히려 신이 나서 이것저것 더 설명하려 하였다. 

'저 닭고기 요리랑 수프.. 식어가는 것 같은데 괜찮나.. '

에르니는 입 주변  빵 부스러기가 떨어지는 것도 모르고 열변을 토한다. 맨처음 정령은 정령계에서도 태어나고 인간계에서 태어나기도 한다고 한다. 마계에서도 태어날 수는 있지만 금세 마족이 먹어버리거나 질식해서 바로 죽는다고 한다.  정령은 살면서 정령 에너지등을 차곡차곡 모아가는데 에너지가 비축될 수록, 그리고 그 에너지가 순수할 수록 정령의 힘이 올라간다고 한다. 

정령 사회에서 정령의 힘은 일종의 살아온 지표로 그 힘이 정순하고 강할 수록 더 많은 리스펙과 지위를 얻는다고 한다. 그리고 조금씩 정령에너지를 모아서 일정 에너지 이상이 되면 그 중의 떼어내서 줘도 되는 일부를 정령 왕국에게 헌납하고 정령계에 거주할 권리를 얻는다고 한다. 어차피 일정한 정령에너지가 응축되어있으면 자연스레 자연에서 새로 생성된 정령에너지가 모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다시 채워진다고 한다. 보통은 정령계는 온 지구와 연결이 되어있기 때문에 땅이 넓어서 아직까지는 등록하기만 하면 자가 주택을 받는다고 한다. 그렇기에 처음에 등록하느라 내는 정령에너지가 많은 편이고, 또 정령들은 보통 정령계에서 일찍부터 살고 싶어하기 때문에 1/10정도를 떼어간다고 한다. 살링과 운네는 그걸 감당하기엔 아직 너무 어린 정령이라고. 나중에 살라만더랑 운디네로 진화하고 나서도 최소 한 차례 이상 진화해야 가능한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기연을 맞지 않는 이상.. 하지만 본인이라는 엄청난 기연을 마주했으니 내가 단기간에 성장시켜주지 음하하하하 하고 본인의 포부를 드러내고 있었다.    

단, 살링과 운네는 사이가 좋아보이지 않았다. 계속 노려보더니 급기야 치고 받고 싸우기까지 했다.

"어어.. 말리는 게 좋지 않겠어?"

"쟤네 말려도 금방 이래, 냅둬" 하고 에르니가 훠이 훠이 하며 손짓을 했다.
너무 태연해보이는 에르니.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고 ㅠ 내 포도주가 쟤네 다투는 통에 엎어졌다고 ㅠㅠ '

다행히 조금 남아있었고 옷에는 안 튀어서 다행이긴 했는데 랑트는 귀여운 정령들의 눈치를 보며 조마조마하는 마음으로 먹어야했다. 

물론 나름대로 제압?을 시도해보려고 손을 뻗긴 했으나 뜨겁고 차갑기도 하고, 무시무시한 무력의 소유자(?) 에르니의 쏘아봄이 그 때마다 느껴져서 체념해야 했다. 

에휴.. 뭐 그냥 먹지 뭐. 참고 먹으면 될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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