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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rt >/음악

4번째 정규 "Chaos" 출시

안녕하세요.

말씀드린대로 5월에도 앨범 출시를 했습니다.

이 앨범은 주어진 조건 속에 최선을 다했음에도 악운, 혹은 능력적 한계 속에 계속 부딪히고 꺾여 지치고 힘든 자들을 위한 앨범입니다.

세상의 끝에서 남겼던 기록들 중 한 가지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오해가 있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덧붙이자면 악운이란 게 음악적 성공을 말하는 건 전혀 아니구요, 제가 말하는 불운이라는 건 사업실패 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정도의, 정말 끝이 없는 좌절과 절망의 경험, 인격을 지닌 인간으로서 겪을 수 있는 실존적 위태로움, 극한의 고통에 대하여 의미합니다. 경험을 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지만 그것이 결코 있어서 좋은 기억일리 없는 그런 것들에 대해 말합니다.

 

 

한 눈에 볼 수 있는 SongWhip 

https://songwhip.com/enru/chaos

 

링크샐러드

https://linksalad.net/Y_V5DWMyRg

 

앨범소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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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os 앨범은 아티스트 ENRU가 지난 2019~2021년간 겪은 숱한 좌절과 고뇌의 순간동안 겪은 감정들을 cymatics, splice등을 이용한 힙합에서의 합법적 샘플링 기법과 자신의 창작물을 9차원적으로 결합하여 재창조해 완성해낸 작품이다. 그는 결국 그 우울과 좌절의 골짜기에서 벗어났으나 그와 같이 수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죽음의 계곡 속에 머물러 있음을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며 어떻게 하면 자신이 그 순간 느낀 것들을 가감없이 있는 그대로 전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한 끝에 이 작품을 만들었으며, 또한 극복 초기에는 그 당시의 아픔을 상기하는 것 같아 조용히 묻어두었다가 나중에 마음이 평온해지고 보니 그 당시의 자신을 생각하며 이 작품은 누군가에게 전해져야한다는 생각에 마침내 출시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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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Basic
아침의 평온을 담고 있다. 그러나 어딘가 모르게 울적하다.
왠 일인지 눈을 일찍 뜬 휴일. 분명 할 수 있는 것들은 많다. 하지만 왜 이렇게 무기력할까.

1. Emergency
마음의 긴장 상태를 담고 있다. 세상 일은 왜 이렇게 돌아가는 것일까. 상황여건은 좋지 않다.
손 끝이 차가워지고, 마음은 냉정해지고, 내가 해야할 게 무엇인지를 계속 되뇌인다. 두렵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잘 풀릴 수도 있을까, 하고 기대하는 마음이 한 편으로는 가슴 한 켠에 자리하고 있다.

2. Blood
피를 흘리는 듯한 기분이다.
아니, 이미 너무 흘린 것인가?
여전히 긴장상태에 빠져 있다.
끊임없이 자유를 갈망하지만
평화는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3. Chaos
초자아와 자아로 끌어오던 자신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던 날.
인간의 본능과 원초아가 보여주는 세계를 보고 느끼지만 한편으로 이성의 끈을 놓지 않는다.
세계의 끝에서, 원초아가 그리는 그림들을 보고 인간의 동물적 본능에 대해 직면하고 해방감과 자유와 비슷한 것을 느낀다.
허나 한편으로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자유가 아님을, 그것이 진정으로 자기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그것은 단지 육적인 자유, 육적인 쾌락, 혹은 그려보지 않은 그림을 그려보는 것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고,
신선함과 참신함은 그 자체에 있기보다는 그저 나 자신에게 본연하는 것이며, 벗어남이라는 의식에 갇힐 필요가 없음을 느낀다.
끝까지 투명하고 진실되게 살아왔기에 오히려 극단적으로 모든 것이 무너지는 순간에도 가장 선명하게 자신의 마음에게 솔직할 수 있었고,
그렇기에 그것이 모든 자신을 포함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아 그 환상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4. Time
시간이란 모든 것을 치유하는 동시에 가장 아프게도 하며, 그 기다림에 설렘을 주는 동시에 슬픔과 눈물을 주기도 한다.
시간을 음미한다는 것은 그 반복됨을 즐기는 것일까. 아니면 그것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즐기는 것일까.

5. What I wanna
절망의 끝에서, 그 밀려오는 끝 없는 좌절과 절망의 파도를 본 적이 있는가?
그 파도를 막아선다고 해도 인간의 힘으로는 레비아탄을 잡을 수 없듯이
끊임없이 흐르는 절망의 바다에 그저 휩쓸려 갈 뿐이다.
그는 기진맥진하여 그저 막연히 휩쓸려가며 하늘을 쳐다 본다.

6. Overcome
끊임 없는 도전은 무언가를 달라지게 할 수 있을까?
현명한 이는 그것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단언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으로서 죽기 전 시험하는 자, 전능자 천사와 유사한 형상 또는 사탄 내지는 악마에게서 승리하는 단 하나의 방법만 깨달을 뿐이다.
의지를 굽히지 않고 죽는 순간까지도 그 모든 순간을 충실히 이겨내는 것이다.
시지프스는 끊임 없이 돌을 올리지만 정상에 올릴 때마다 돌은 굴러 떨어진다.
허나 초탈한 시지프스는 이제 더 이상 돌이 계속 굴러 떨어지는 것에는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이번에 올릴 공이 주어졌으니 이건 이렇게 굴려볼까 하면서 매 시행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며
충실히 자기 자신의 삶의 십자가, 무게를 이겨낸다.

악마 또는 사탄을 비웃을 수 있게 되는 그 영혼의 마지막 순간, 아니면 죽은 직후의 순간을 기다리면서.
그때 만나게 되는 죽음이라는 동반자와 길을 걸어가며, 우리는 실컷 비웃어 줄 수 있을 것이다.

7. Again!
정신을 차리고 보니 또 걸어가야 한다.
또 한 편으로는 귀찮기도 하지만, 왜인지 마음이 놓인다.
뭔가 몸이 한 껏 가벼워진 기분이다.
걷다보니 또 갈림길과 바위를 만나 막막하긴 한데,
그래도 그 때마다 잠시 쉬었다가 또 다시 기분 좋게 새 길을 떠난다.

8. Bad Life
내가 마음을 먹는다 해서 인생의 불운이 온전히 사라지지도,
깨달음을 얻는다 해서 운명이 좋아지거나 행복해지거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때로는 배신을 당하기도 하고, 실망감과 안타까움, 후회를 느끼게 되는 순간,
그리고 어려운 선택을 해야하는 순간들도 마주치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어떻게 해야할지 마음을 정한 상태.
그 어떤 시련이 닥쳐와도, 그의 마음은 탄탄하게 안정되어 있다.
흔들려도 다시 되돌아 온다. 세상의 끝에서, 절망의 끝에서 기준을 정한 그이기에.

- 그대의 아픔에 깃털 한 장 만큼이라도 위안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2021. 10. 24. ENRU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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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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