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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philosophie >/통찰

레퍼런스, 오마쥬라는 방패에 숨은 표절 행위와 합법적 샘플링에 대한 편견의 경계

이미지 출처: www.unsplash.com - BP Miller님의 작품

*이 글은 얼마 전에 힙합 음악 전문 커뮤니티 Hiphop LE(게임제작 스터디 카페를 제외하면 사실상 거의 유일하게 하는 커뮤니티라고도 할 수 있죠.)라는 곳에 워크룸에 글을 작성하면서 쓴 글을 그대로 다시 가져온 글입니다. 당시 유튜브 영상을 업로드하다가 느낀 빡치는 점들 때문에 더 예민해져 있고 답답한 상태에서 쓴 감이 있으니, 양해바랍니다. 

 

원문: https://hiphople.com/workroom/23451946

 

Format [영상]

https://youtu.be/onmGCdaqMHk 예전에 만든 음원을 영...

hiphople.com

예전에 만든 음원을 영상화하는 작업 중입니다.

 

추신1.

가끔 무료 샘플이나 로열티 프리 샘플을 썼는데도 저작권을 의도적으로 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단 이의제기 했는데 Ad Rev for right holders가 저작권자라고 나와있어서 찾아보니 아예 영상을 올리지도 않는 곳이고 일부러 봇을 돌려서 저작권 신고를 걸고 보는 곳이라고 하더군요.

관련 설명이 있는 블로그: https://m.blog.naver.com/brainworks1212/221192370352

 

안 그래도 요즘 표절 이슈를 보면 오마주, 레퍼런스 핑계를 대면서 표절을 대놓고 하는 이상한 사람들이 오히려 과거에 합법적 샘플링에 대해서는 우습게 보고 무료 샘플등을 비아냥 거렸던 거 이런 걸 보면서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런 걸 계속 겪으니 짱나네요.. 얼마 전에는 애플 루프에 대해서 저작권을 걸더니 이의 제기 해도 안 풀어서 유튜브 항소 버튼을 누르고 정식으로 애플이랑 협력해서 만행을 멈추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하니 그제서야 정신차렸는지 풀더군요.

 

추신2.

최근 이슈에 대해서 표절을 쉴드 치고 본인도 음악을 해봐서 잘 아는데 대중들이 우매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7080에 만들고 그만 둔 정도의 작곡가 아니면 말이 안 됩니다. 데모곡 띡 올려보고 만 수준에서 본인이 작곡가이며~ 코드 진행이 어떻고~ 얘기를 하는 유튜버도 있던데, 그건 음원을 정식 유통해보는 단계까지 진행을 안 해봐서 그렇습니다. 애초에 음원 유통사에서 해당 음원이 샘플인지 혹은 샘플이면 무료 샘플인지 어디서 가져왔는지 저작권 관련해서 명기하게 시킵니다. 표절가들이 그냥 개인 사운드 클라우드에 올렸나요? 아니죠. 음원을 정식 유통을 했고, 이미 그 단계에서 똑같이 복사해서 붙여넣기 했다는 걸 알면서 본인을 작곡가라고 명시한 이상 그건 양심을 저버린 행위라고 봐야하는 겁니다. 너무 쉬운 코드라서 코드진행이 겹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그 구성하는 악기나 편성, 배치등이라도 다 다르게 배치합니다. 정말로 쉬운 코드라면 그렇게 배치하기가 더 쉽기도 하구요. 동시 재생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똑같은 수준이라면 그건 그냥 같은 곡을 가져다 쓴 겁니다. 문제는 샘플 클리어를 안 한 상태에서 그걸 자기 이름으로 명시했다는 거에요.

 

게다가 최근 유명해진 케이스의 경우 유튜브에 곡을 올렸던 상황이라서 매우 강력한 유튜브 알고리즘에 안 잡히기가 힘들고, 이미 인터넷이 90년대에 발달해있었기에 대중들이 표절라고 인식할 만큼 비슷한 사운드의 음원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건 사실 말이 안 됩니다. 아주 영세한 음원유통사에 연락해서 간신히 등록한 인디 음악가 정도면 본인이 검색을 안 해봤거나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형 A&R이나 음원유통사와 컨택을 하는 수준의 유명한 작곡가일 수록, 대형 A&R이나 음원유통사의 데이터베이스가 부실하고 멍청한 사람들만 있다고 공언을 하려는 게 아니라면 검색을 못 해봐서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아주 만에 하나의 케이스지만 진짜 저같이 취미로 계속 만들어본다거나 무명이라서 생전 들어보지 못한 음악가라면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히 본인이 계속 언급하고 존경하다고 말했던 음악가라면 어느 정도 알고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본인이 몰라도 대형 A&R이나 대형 음원유통사에서 아예 잡아내서 이거 이거 문제있는데 이대로 유통시켜도 되는 거 맞냐.고 물어볼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여기서 그분은 위대한 음악가라서 표절할 리 없다~ 이런 논의는 오히려 대형 A&R과 대형음원유통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귀와 실력을 의심하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그리고 설령 발매 전에 몰랐다고 하더라도 내가 그 분의 팬이라서 듣다보니 겹치는 곡이 있다는 걸 늦게라도 알게 되었다면 다시 샘플클리어를 하거나, 병기를 하는 등의 마땅한 수정과 조치를 취했어야 최소한의 예의가 맞구요.

 

물론, 너무 아끼는 마음에 추억 속으로 그냥 덮어두고 싶은 마음도 생기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걸 남들 앞에서 실드를 치는 순간 문제가 생깁니다. 저도 표절 작곡가의 곡 중에 정말 아끼는 곡이 있었지만 원 저작자가 다른 사람이란 게 밝혀졌고 그냥 번안에 가깝다고 밝혀진 이상 여러분이 아끼는 곡의 감수성은 원곡에서부터 유래된 것이고, 그걸 만든 위대한 음악가는 원저작자라는 현실을 빠르게 인식하셔야 바른 적응을 하실 수 있습니다. 무분별한 덮어주기는 그 음악가에게도, 타 음악가들에게도, 음원시장에도 도움이 안 됩니다. 그걸 옹호해주는 분위기 때문에 여러분이 평생 창의적인 음원시장에서 황홀한 음원들을 보다 더 많이 들을 수 있었던 기회를 뺐겨왔다고 생각하세요. 물론 비판을 하실 때 이게 합법 샘플링인지 혹은 이게 샘플 클리어를 했는지 또는 그냥 단순히 일정 부분만 잘게 쪼개면 비슷해보이지만 명확히 다른 곡인지 아니면 70년 전에 제작된 곡이라 만료된 곡인지 이런 것들에서 신중하게 살펴보고 비판을 하셔야 이 또한 무작정 하는 비난이 아니라 정당한 비판이라 하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오히려 이 기회에 단지 이미 대중에게 성공한 음원을 따와서 복제하고 스캣을 넣어서 대충 편곡해서 만들면 된다는 이상한 대물림에서 벗어나, 90년대의 무분별한 불법 샘플링이 대중에게 안겨준 잘못된 인식을 벗고, Splice.com 같은 사이트들이 충분히 성장하고 발전한 오늘 날 합법적인 샘플링과 샘플 클리어된 음원에 대해서 도리어 장려하는 문화가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누군지는 언급을 하지 않겠습니다만 이미 예전에도 합법적으로 샘플 클리어된 힙합 음원에 대해서 누군가 매도해서 매장당한 케이스가 있었죠.. 오늘날은 달라져야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이런 글을 안 남길려고 했는데 유튜브에서 이상한 걸로 자꾸 저작권 신고 넣는 봇 같은 걸 겪어서 그런 걸 설명도 해야하고 짜증도 나서 쓰다보니 생각나는 대로 다 풀어쓰고, 그러다보니 괜히 길어진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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