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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philosophie >/통찰

단전은 보조배터리다?

얼마 전 체조 겸 웹소설 창작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특이한 무술서를 하나 구해서 읽어보고 있는데 그걸 읽다보니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물론 그 책에 적혀있는 내용과 관련은 딱히 없지만, 그냥 이렇게 생각이 정리되서 올려본다.

 

일단 심장은 신체의 에너지를 모으고 공급하는 역할을 계속해서 수행한다. 그런데 때로 과도하게 펌핑되거나 과도한 스트레스, 흥분을 받거나 업무과중이거나, 과식이나, 한약을 잘못 먹는 등으로 과하게 에너지가 넘쳐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이 잉여 에너지가 문제가 된다. 이미 심장은 자동적으로 꾸준히 작동해야만 한다. 따라서 이러한 일정, 스케쥴이 꽉 차있는데 잉여 에너지를 쌓아둘 곳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심장에 과부하가 생기거나 해서 쇠약해질 수도 있으며, 또한 그렇다고 아예 자연적으로 부하가 걸리는 리미트를 억지로 해제해버리고 너무 많은 펌핑이나 음식을 먹는 등으로 에너지를 심장 한 곳에 과다하게 쌓아두면 위험한 것이 혈관이 과한 팽창 압력을 받아 충격을 받게 된다. 따라서 운동이 우리의 근육과 에너지를 만들어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이다. 로이더를 해서 과다하게 근육이 뒤틀어져 있는 사람들을 보면 멋지다는 생각보다는 심리적으로 거부감이 생기는 이유는 그것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몸으로 느끼기 때문인 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결국 이 잉여에너지를 어떻게 할까가 문제인데, 과거 무술인들이야말로 공부나 밥 벌이보다는 무의 정점을 위해 노력하며 꾸준히 몸을 단련한 사람들인만큼 수련하면서 지나치게 남는 에너지가 자연스레 고민의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역사와 관찰 속에서 심장에 과다한 에너지를 모으는 것은 사람을 쇠약하게 만들고 또 혈관의 자연스런 이완 수축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여기서 심장에 무리가 가니까 머리, 팔, 복부, 다리, 생식기등 다양한 방면으로 남는 에너지를 보내는 방향을 연구하게 되는데,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을 것이다. 여기서 머리로 에너지를 바로 보내서 쌓으려는 것은 오히려 집중을 흐트러뜨리고, 또 어차피 심장으로의 순환도 빠르게 이루어지므로 쌓기 비효율적이었으며, 팔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하복부와 하체로 에너지를 보내면 돌아오는 텀이 기므로 그나마 심장에 부담을 덜 주면서 오래 쌓을 수 있었는데, 다리는 무리하게 피고 다니려니 관절에 이상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결국 하복부와 하체 주변으로 에너지를 보내 이를 모으게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단전에 에너지를 모아두는 게 통계적으로 가장 편리하며 유용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 아닐까 한다.  

 

예전에 무협지등을 읽을 때 왜 같은 힘이면 사람들이 더 쉽게 힘을 모을 수 있는 흉부나 더 세게 타격할 수 있는 팔 다리에 힘을 주지 않고 더 어렵고 오래 걸리는 단전에 힘을 줄까 의아했는데 아마도 이런 연유에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람은 극한 위기에 몰릴 때 심장에서 2배 3배의 에너지를 발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선천적 본능이다. 그런데 이 때 이 심장에서 에너지를 빡 줘서 힘을 쓰는 것이 어쩌면 무협지등에서 언급되는 선천진기를 사용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된다. 즉, 이 선천적 본능에 따른 기를 쓰면, 오히려 심혈관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위기를 잠시 극복해서 일시적으로 살아남을 지 몰라도, 제대로 의료 검진을 받고 골든타임 내에 필요 약물 처방 및 흉터부위 봉합수술 등의 해결을 받지 않으면, 점차 사람의 심장부터 몸에 무리가 가고 쇠약해진다는 것이다. 당시에 무술을 수련할 정도로 충분히 건장했던 사람에다가, 피나 흉터를 동반하지 않는 위기라면 다행히 골골거리는 정도로 머물지도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더 심각하게 타격이 올 수도 있다. 그래서 어쩌면 설령 조작에 익숙치 않아 똥을 싸더라도, 심장에 무리를 주기보다 단전에서 있는 에너지를 끌어와야 맞는 것일지 모른다. 그리고 그런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미리 미리 단전에 에너지를 비축하고 에너지를 끌어오는 법을 익혀두면 케겔운동도 같이 병행이 되어 그런 불상사 없이도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단전은 일종의 심혈관 문제등을 고려하여 남는 에너지를 보내고 save해두었다가, 심장이 에너지를 급격히 소모하거나 몸이 에너지를 많이 필요하는 경우 이를 보내는 보조 배터리 역할을 하는 것일지 모른다. 무협지에서 서술된 주화입마에 걸리는 경우도, 어쩌면 심장이나 폐 등으로 이 에너지를 과적하는 바람에 순간적으로는 에너지가 많이 모이니 강해진다고 착각했지만, 심폐 혈관에 문제를 일으켜 무리가 가서 그랬던 사례들이 설화를 통해 구전된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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